수채-이인성, 계산동 성당, 1930, 종이에 수채물감 34.5 x 44 cm-청주미술관

미술계의 성수기는 언제일까? 여름휴가와 야외 행사가 많은 가을보다는 3월이 미술계의 첫 성수기는 봄 시즌이라 할 것이다. 봄의 시작과 함께 굵직한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는 이때, 어디로 발길을 돌려볼까?

오귀스트 로댕, 칼레의 시민, 1884-1895

 #1.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3년만에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을 개최한다. 리움의 대표 소장품과 최근 소장 작품 등 총 44점을 대거 선보인다. 최초 공개되는 소장품 총 27점을 포함해 이미 알려진 대표적 작품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중요 작품과 최근 소장 작품으로 한국 근현대미술부터 아시아와 서구 현대미술까지 국제 미술의 흐름을 아울러 온 리움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전시를 여는 오귀스트 로댕의 〈칼레의 시민〉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거대한 여인 III〉, 얀 보의 〈우리 국민은〉 그리고 마크 로스코와 장욱진 회화의 만남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리움의 근현대 미술 컬렉션의 역사를 조망하며, 옛 로댕갤러리(1996-2016)의 기억을 되살린다.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전시장 전경

로버트 라우센버그, 와일드 스트로베리 이클립스(어반 버번), 1988

박미나와 Sasa[44], 하하하, 2003

또한, 솔 르윗, 리차드 디콘, 칼 안드레, 로버트 라우셴버그 등 현대미술 거장의 주요 작품이 소장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며, 루이즈 네벨슨, 한네 다보벤, 리 본테큐, 정서영, 임민욱 등 최근 새롭게 소장한 작품이 더해져 리움미술관 컬렉션의 확장된 예술적 깊이와 넓이를 풍성하게 드러낸다.  

2.27(목)-OPEN RUN 리움미술관 M2. 로비

 

리미널_2024

 #2.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의존적 관계를 질문하다

_ 피에르 위그 <리미널 Liminal>

리움미술관은 소장품전과 같이 현대미술의 고정된 형식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탐구해 온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리미널 Liminal>을 연다. 피노 콜렉션의 베니스 소재 푼타 델라 도가나와 협력한 전시로 신작 <리미널>(2024-진행), <카마타>(2024-진행), <이디엄> (2024-진행)과 대표작 <휴먼 마스크>(2014), <오프스프링>(2018), 수족관 시리즈, 인간과 기계의 협업으로 생성되는 <U 움벨트-안리>(2016-진행), <암세포 변환기>까지 총 1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미널_2025 리움미술관 전시 전경

작품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전환한다.

리미널_2025 리움미술관 전시 전경

전시 제목 ‘리미널(liminal)’은 작가에게 “생각지도 못한 무엇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를 의미한다.

피에르 위그, 카마타, 2024

전시 《리미널》은 불가능한 것, 있을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상상하고 시각화할 수 있을까,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의존적 관계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관람객은 새로운 시각적·감각적 현실을 경험하며, 스스로를 낯설게 인식하고, 인식의 확장과 또 다른 현실을 상상하게 된다.

2.27(목)-7.6(일) 리움미술관 블랙박스, 그라운드갤러리

 #3. 마크 팻츠폴과 백남준 팩토리 재조명

세종미술관 2관에서는 2025 세종미술관 기획 전시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를 개최하며 기술과 인간이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통해 기술과 인간, 문명과 자연의 관계를 생각해본다.  1983년 만남을 시작으로 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 신시내티에서 백남준의 작품 제작을 조력했던 수석 디자이너 겸 테크니션 마크 팻츠폴(Mark Patsfall, 1949)의 소장품 일부를 소개한다. 백남준 작품 제작에 쓰인 연구 스케치·설치 도면·사진을 오려 만든 목업·사진·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 300여 점과 같은 시기에 제작된 판화 20여 점을 엄선해 선보이고, 이를 통해 백남준의 작품 기획 과정 그리고 마크 팻츠폴과의 협업 역사를 공개한다.

3.5(수)-4.27(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5. 알폰스 무하, 강명희, 하종현, 김재용, 조선민화대전 등

이밖에 3월에 개막하는 전시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마이아트뮤지엄에서는 아르누보 미술의 거장, 알폰스 무하 탄생 165주년을 기념해 <아르누보의 꽃: 알폰스 무하 원화전>(3.20-7.13)을 개최해 무하의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는 오랜 시간 대면한 자연의 풍광 속 본질에 천착하고 존재와 자연과의 관계를 화면에 담아내며 독자적인 회화 영역을 구축한 강명희(1947- )의 60여 년에 걸친 화업과 주요 작품들을 망라한 <강명희-방문>전(3.4-6.8)을 선보인다.

하종현_국제갤러리

학고재_ 런 도넛

국제갤러리는 단색화의 선구자 하종현의 개인전(3.20-5.11)을, 학고재갤러리는 김재용의 세번째 개인전 <런 도넛 런 Run Donut Run>(2.26-4.5)으로 도넛 모양의 제작한 도자 위에 다채로운 스프링클을 얹는 작업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과 따뜻한 정서를 불러온다.

아트 오브 럭셔리_석파정 서울미술관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는 R.LUX와 공동주최로 예술 거장들과 럭셔리 브랜드들의 고유한 이야기를 담은 <아트 오브 럭셔리 Art of Luxury>(~6.1)전과 사소한 존재에 깃든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의 개인전 <사란란>(2.26-10.12)을 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는 고미술 기획전으로 대규모<조선민화전>(3.27-6.29)을 준비하고 있다.

정태화 기자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