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ART 전시
600개의 이야기, 향(香)으로 기억하다_'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아르코미술관 귀국보고전 _공간을 회상하는 방식
<구정아의 오도라마 시티>_아르코미술관 설치 전경_사진 고정균
<구정아의 오도라마 시티>_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한국관 전경_ Venezia

아르코미술관은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인 «구정아–오도라마 시티»의 귀국보고전을 열어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2024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7개월간의 전시를 마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국내 귀국전이다. 베니스 한국관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구정아 작가가 참여하고 이설희(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수석 큐레이터)와 야콥 파브리시우스(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1995년 개관 이래 첫 공동 예술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예술감독 이설희, 구정아 작가, 야콥 파브리시우스 예술감독_왼쪽부터

전시 제목 ‘오도라마’는 을 뜻하는 ‘오도(odor)’에 드라마(drama)의 ‘라마(-rama)’를 결합한 단어다.

구정아는 후각과 시각을 공감각적 매체로 하여, 가시와 비가시의 경계를 탐구하고 두 세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과 스토리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귀국전에서도 이어진다. 오픈콜의 사연을 통해 소통과 우연, 공간과 관람객 사이에 에너지 연결에 집중한다. 냄새와 향기가 기억에 작용하는 방식을 공간적 조우의 다양한 뉘앙스를 통해 살피며, 공간을 회상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는 한국관 최초 관객 참여형의 형태로 진행됐다. 구정아 작가와 전시팀은 전 세계인이 가진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을 수집하기 위해 ‘오픈 콜’이라는 채널 방식을 통해 2023년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설문을 진행했다. 한국 외교부 및 통일부, 재외 한국대사관, 한국계 입양인과 커뮤니티, 세계 각지의 한인, 한인 학교 및 한국계 미국인 협회,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에 사는 사람들, 북한 이탈 주민과 그들을 지원하는 재단,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및 서울 외신 기자 클럽 등 여러 기관과 단체에 전달됐다.

한국에 대한 향기 기억의 범위를 한반도라는 지역 너머까지 확장하기 위해, 한국인이라는 범주를 대한민국 출생 및 거주에만 한정하지 않았고, 다국적 외국인과 더불어 남한에 정착한 북한 새터민을 포함했다.

 

모든 경계를 초월하는 향을 매개로 수집한 전 세계 참여자들의 이야기 약 600여 편은, 베니스비엔날레 프리뷰 첫날인 지난 4월 17일 한국관 홈페이지(www.korean-pavilion.or.kr)에 업로드 됐다.

한국관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600여 편에 달하는 사연들에 대한 문의 및 관심이 지속되어, 귀국전은 이 ‘비하인드 스토리텔링’을 주축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장 1층에는 120개의 이야기가 출력된 배너가 움직임을 달리해 설치된다.  2층에는 수집한 이야기를 토대로 조향한 17개의 서로 다른 향기가 소형 뫼비우스 링에 담겨 곳곳에 전시된다.

스토리를 공유했던 관람객은 직접 본인의 기억을 전시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며, 소소하고 내밀한 경험이 향기와 융합된 후 다양한 층위의 공감대를 발현시켜 일상의 시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감각적 활동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스와 벤치 등 조각적 요소가 포함된 베니스 한국관 전시와는 달리, 귀국전은 향기와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돼 또 다른 감각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전시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소재한 아르코미술관에서 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료는 무료다.

 

12.20(금)-2025.3.23(일) 아르코미술관 제 1, 2 전시실 전관

 

구정아 Courtesy of PKM Gallery. Photo by Kim Je Won

구정아 KOO JEONG A

여러 장소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구정아는 부서지거나 사라지기 쉬운 일상의 장면과 사물의 특성을 포착하여 평범함의 시적인 측면을 일깨우는 작업으로 국제 무대에서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지만 동시에 섬세하고도 명징한 그의 작업은 향,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무빙 이미지, 건축 프로젝트, 시, 소설 등 다매체를 아우르며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 너머를 지향한다. 대부분 작업은 우리 세계의 상상과 실제의 한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장소 특정적인 환경에서 구상되며, 장소와 사람들 사이 존재하는 에너지의 연결과 그들의 만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한다.

 

구정아는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2012), 디아파운데이션 및 디아비콘(2010), 파리 퐁피두센터(2004)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으며, 이외 베니스비엔날레(2014, 2009, 2003, 2001, 1995), 리버풀비엔날레(2010), 부산비엔날레 및 광주비엔날레(2020; 2014, 2002, 1997)와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2010, 2004, 2002),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2015), 국립현대미술관(2015) 등의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2년 휴고보스상 최종 후보,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 2016년 주영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구정아는 한국관 오픈 후 이설희 & 야콥 파브리시우스와 스웨덴 말뫼 쿤스트홀(2024)에서 실내 스케이트 파크 전시를 선보였으며, 현재 하우스 데 쿤스트(2025), 아스펜 뮤지엄(2026), 리움 미술관(2026) 등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전 시 명 : «구정아–오도라마 시티»(KOO JEONG A – ODORAMA CITIES)

참여작가 : 구정아

예술감독 : 이설희 & 야콥 파브리시우스

 

구정아는 모든 곳에서 살고 일하는(lives and works everywhere) 작가이다. 그간 그는 건축, 언어, 드로잉, 회화, 조각,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 향 등 여러 매체를 사용해 세상의 다양한 경계와 구분을 흐려왔다. 특히 작가는 향, 빛, 온도, 사운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시각 예술의 재료로 끌어오고, 소소하고 내밀한 경험과 대규모 몰입형 작품을 융합해 일상의 시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구정아는 사물과 풍경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재배열’해 인간과 자연, 언어와 과학, 감각과 논리를 시적으로 승화한다.

 

이러한 작가의 광범위한 접근 가운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는 ‘향’이다. 향은 활동 초창기인 1996년 파리 스튜디오의 작은 옷장에 좀약을 배치한 냄새 설치작품 <스웨터의 옷장> 이래, 구정아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해 온 핵심 소재이다. 따라서,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는 냄새에 대한 작가의 오랜 실천과 관심이 녹아있는 ‘향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었다. 향의 본질을 탐구하고, 분자를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에 대한 구정아의 관심이 비물질주의, 무중력, 무한, 공중 부양이라는 주제로 확장된 양태를 보인 것이다.

 

한국관 귀국기념전 «오도라마 시티»는 오픈 콜을 통해 수집한 각 개인의 ‘향기 메모리’를 공개해, 스토리텔링에 보다 집중한다. 2023년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진행한 오픈 콜에서 전 세계 사람들은 한반도의 향기 초상을 그리기 위한 ‘향기 메모리’를 «오도라마 시티»와 공유했다. 비엔날레팀은 소셜 미디어와 광고, 언론 보도와 개인 면담, 서한 등으로 남북한 사람 및 비한국인 – 곧 한반도와 연이 있는 모두에게 ‘한국(코리아)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에 대해 물었다. 약 600편의 글을 모았고, 일부 기억은 매우 사적·서술적인 반면, 다른 기억은 간결한 문구로 정리한 경우도 있었다. ‘향기 메모리’ 전체를 이번 귀국기념전 동안 아르코미술관 제 1 전시실에서 읽고 감상할 수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현지 한국관 전시에서는 600편의 글 중 선별된 주제어와 향기 기억이 다양한 국적의 여러 다른 조향사 16명에게 전달됐다. 이어 조향사들은 사연과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국관에 17개의 다른 향들을 개발했다. 구정아는 다음 범주로 분류된 사연들을 선정해 한국관의 냄새 경험을 조성했다. 도시 향기, 밤 공기, 사람 향기, 서울 향기, 짠내, 함박꽃 향기, 햇빛 냄새, 안개, 나무 냄새, 장독대, 밥 냄새, 장작 냄새, 조부모님 댁,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오래된 전자제품, 그리고 오도라마 시티. 전시장 제 2 전시실에 이 모든 ‘향’이 설치된다.

 

 

 

▶ 이 주의 전시

1.10-7.12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 노원아트뮤지엄

1.11(토)-2.15(토) 건축을 넘어 공근혜갤러리

12.17(화)-2025.8.17(일) 멀리서 손바닥으로. 반짝  북서울미술관

12.1(목)-2025.3.30(일) 김성환 개인전<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     

                      서울시립미술관(Sema)

12.17(화)-2025.2.22(토)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  송은미술관

12.19(목)-2025.6.30(월) 빛의 시어터-이응노  (서울 워커힐 호텔 지하1층)

11.15(-2025.2.23(일) 알고보면 반할 세계 경기도미술관

11. 26.(화)~2025. 3. 3.(월)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국립중앙박물관

11.21(목)-2025.5.6(화) 한국 현대 도자 공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2.20(금)-2025.3.30(일)  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움

12.21(토)-25.2.28(금) 안나 & 다니엘 사진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12.21(토)-25.2.14(금) 퓰리처상 사진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2.20(금)-2025.3.23(일)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구정아-오도라마 시티> 아르코미술관

12.20(금)-25.3.2(일)  그림책이 참 좋아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11.18(화)-25.2.16(일) 수묵별미_한.중 근현대 회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12.13(금)-25.3.16(일) 미셸 앙리: 위대한 컬러리스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1.15-25.5.18(일)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디뮤지엄

11.9(토)-2.25.3.27(목) 빛의 거장 카라바조와 바로크의 얼굴들  한가람미술관 제3.4전시실

11.29(금)-2025.3.16(일)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1.30(토)-2025.03.03(월)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구스타프 클림프부터 에곤 실레까지

국립중앙박물관

11.26-25.2.16 2024 제주비엔날레 제주도립미술관 등

11.26(화)-2025.3.3(월)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0.24-2025.3.31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특별전 <안중근 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효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